1. 현대는 경영(經營)의 시대
흔히 현대를 ‘경영의 시대’라고 말한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경영학은 과학(science)이 아닌 예술(art)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학이 과학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비과학적인 요소가 많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경영학자들은 과학이 아닌 경영학을 과학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경주한다. 현 시대 탁월한 경영사상가의 한사람인 패트릭 딕슨(주:내과의사 출신)은 그의 저서‘휼륭한 경영<Building a Better Business, 2005>에서 경영의 목적을 ‘더 나은 삶과 세상을 만들어 내는 것’ 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패트릭 딕슨은 우리가 일과 삶 사이의 균형처럼 오랫동안 지속되어 온 문제 해결을 경영이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제시한 경영의 목적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키애른 파커, 2009)
▸사회기여에 경영초점을 맞춘다
▸더 넗은 시각을 기른다.
▸언행일치를 고려한다.
▸삶의 열정을 추구한다.
이처럼 경영사상가 패트릭 딕슨은 경영의 목적을 기업의 이윤창출보다는 ‘보다 나은 삶, 보다 나은 세상’을 지향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경영학이 학문으로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들어오면서 소개되면서 지난 50년간의 비약적인 발전과정을 거치면서 오늘날 현대 경영학으로 발전하였다. 그 배경에는 19세기 말부터 영국의 산업혁명이 있다. 영국 산업혁명 이후 기업생산성 향상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인 높아지면서 생산성과 관련한 연구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20세기 초에 미국으로 건너오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였다. 그 이론적인 배경에는 미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법, 독일 막스 베버의 관료제, 프랑스 앙리 폐욜의 관리원칙이론 등의 결합되면서 현대적인 경영학이 태동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현대 경영학의 이론적인 바탕을 제공한 인물 중 으뜸은 미국의 철강회사 직원인 테일러이다. 미국인 테일러는 그의 역작 <과학적 관리법> 발간이 1911년도에 되었는데, 이를 후세에서는 ‘경영의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테일러는 하버드대학을 중퇴하고 철강회사에 1881년 <time study>라는 논문을 발표하면서 나름의 현장 중심의 과학적 관리법 기초를 닦았다. 또 다른 경영학의 스승(guru)인 독일인 M.베버이다. 그의 수많은 논문은 사후에 부인과 제자들에 의해서 1921년 유고작으로 출간되었는데, 20년 후인 1940년대 영어로 번역되면서 전 세계로 알려졌다. 그의 역작들은 주로 청교도 직업윤리, 관료제 부문에서 탁월한 업적을 낳았고, 이는 현대적 의미에서 조직론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였다. 또 다른 경영이론의 초석을 닦은 인물은 프랑스인 앙리 폐욜이다. 그는 1908년도 14대 관리원칙을 발표하였는데, 당시에는 빛을 보지 못하였다. 그 이후 1940년도에 새롭게 조직관리이론이 재조명되면서 관리과학(management science)으로 발전하는 초석이 되었다. 그리고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오스트리아 출신 피터 드러커가 있다. 그의 저서 <경영의 실제, 1954년도>가 발간되면서 경영학이 보다 체계화 되었는데, 그는 주로 경영자(CEO)의 역할을 강조하였다. 그에 의하면 ‘경영은 현 시대의 최고의 예술이자 과학’이라고 피력하면서 경영자(CEO)연구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 국내 병원의 역사
오늘날 우리가 병원의 혜택을 누리는 것은 일반적인 일상사가 되었다. 현대 병원의 역사는 근동지역에서 4세기 수도자들이 처음으로 병원을 만들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처음 병원이 만들어 진 목적은 고아원, 무료숙소, 치료 기능을 갖춘 그야 말로 다목적인 시설이었다. 그리고 중세시대에 병원은 교회와 수도원이 운영주체였다. 그 이후 근대국가 형성시기인 16세기부터 각국의 시의회와 국가가 병원을 인수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시에 제국주의 국가인 프랑스와 영국이 선교목적이나 혹은 식민지국가 통치목적으로 유럽식병원이 전 세계로 확산시킨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에 서양식병원이 처음 설립된 것은 선교의사 알렌이 고종황제께 병원의 설립을 주장하여 1885년도 광혜원이 개설한 것이 최초로 알려져 있다. 광혜원(이후 제중원으로 변경) 개설 이후 동대문병원(1887년), 전주예수병원(1898년) 대구 동산병원(1899년), 광주기독병원(1905년) 등이 설립되었다. 이처럼 한국병원의 태동기는 기독교병원이 중심으로 발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참고로 국내에서 서양식병원 설립지역은 국내 선교루트와 초기 병원설립 분포는 유사성을 보이고 있다. 국내 지형 상 동쪽의 기독교 선교루트인 부산→대구→안동방향에 대구 동산병원, 안동성소병원, 서쪽 선교루트인 목표→광주→전주에 전주예수병원, 광주기독교병원 그리고 북경→평양의 선교루터에서 평양의원이 설립된 것은 이를 반증한다고 하겠다.
그 이후 1904년도 대한의원이 설립되었는데, 이는 광복 후에 서울대병원의 모체가 되었다. 그 이후 일제 식민지 시대에 설립된 병원으로 40여개가 증가하였는데, 이는 식민지 지배시대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국인 주체의 민간병원 시초는 백병원이 1932년도에 설립되었다. 백병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재단법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를 지나 병원이 비약적으로 증가하게 된 사건은 6.25사변이 일어나면서 해외원조를 받아 기독교 병원이 전국적으로 건립되었다. 특히 전국적으로 개신교 병원이 설립되었는데, 산과병원이 많이 증가한 것은 전쟁이후 출산율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병원은 부산침례병원, 일신기독병원, 원주기독병원, 서울위생병원 등이 있다.
그 이후 국내 의과대학에서 수련한 의사들이 개인 또는 소규모로 모여서 개인병원을 만들기 시작하여 그 수가 증차 증대하였다. 1963년 제일병원(서울), 1968년 설립된 고려병원(현 강북삼성병원, 서울)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같은 설립주체가 개인병원들은 1973년 일본식 의료법인제도가 도입되면서 새로운 양상으로 발전하였다.
이후 정부는 의료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서 OECF 차관병원을 건립하면서 전국 군(郡단)단위 지역에 까지 차관병원이 건립되었다. 그 결과 전 국민 의료보험이 1989년부터 도입되면서 병상공급과 함께 의료이용자가 획기적으로 증가하면서 새로운 병원의 전성기시대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서울아산병원(1989년) 서울삼성병원(1994년)이 개원되면서 병원경영에서 다양한 의료경영기법이 도입되기 시작하였다.
3. 병원경영의 과제
현재 대다수 병원의 고민은 국민들의 다양한 의료서비스 질적 높은 요구도와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문의 인력난과 경영상의 재정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의료수요(needs)에 맞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적정수준의 전문 인력과 적정시설이 요구된다. 하지만 이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뒷받침이 요구된다. 따라서 최근 병원설립을 위해서는 금융기관의 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인데, 해당 금융기관에서는 투자심의를 위한 병원경영계획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화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적정인력수급, 재정조달방안 및 병원수익예측 등 경영기법들이 필수적인 ‘병원경영의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또한, 국내병원의 지속성장을 위한 병원의 핵심기술(core competency)과 병원경영자(CEO)의 경영능력이 필수적인 시대로 점차 빠져가고 있어 국내 병원계도 ‘경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에이치앤컨설팅(H&Consulting) 이용균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