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수가계약의 기대감

By | 3월 16th, 2020|국내자료|

5월은 건강보험 수가계약의 계절이다. 기존 고시제 보상방법을 2000년도부터 계약제로 운영하고 있다. 의료기관에서 제공한 의료서비스에 대해서 가격을 정하여 고시하다가 현재 5월 말일까지 내년도 가격을 계약하고 있다. 현행 수가는 의료행위에 소요되는 업무량, 인력·시설·장비 등 투입자원의 양과 위험도를 상대가치로 점수화하고 있다. 이 상대가치점수에 환산지수를 곱하여 수가별 가격이 결정되고 있다. 따라서 올 5월 말일까지 상대가치 점수는 그대로 두고 점수당 환산지수 가격을 협상하기 위해서 각 수가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각 단체에서는 협상단을 꾸리고 공급자와 보험자의 대표단 상견례를 시작하여 내년 유형별 환산지수 가격협상이 본격 시작되고 있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수가협상 전까지 내년도 추가되는 재정분 규모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매년 추가재정분은 협력이 끝나고 발표되고 있다. 따라서 공급자 입장에서는 이 재정증가분이 얼마만큼 될지도 모르고 협상에 들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도 기준으로 건강보험 심사진료비는 69조6천억인데 환산지수 수가가 주로 영향을 주는 진료행위료 비중은 53.3% 수준이다. 환산지수 1% 인상에 소요되는 추가재정은 2017년도에 3609억으로 추계되었는데, 지난해는 평균 2.28%가 증가하였다. 하지만, 의료공급자의 수익은 2.28%가 증가되지 않는 구조이다. 왜냐하면 환자지수는 수가가 적용되는 부문은 의료서비스의 기술적부문(진료행위)에만 해당 되고 물적부문(약품, 재료대)에는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공단 입장에서는 의료기관에서 제공되는 진료량의 증가 등으로 건강보험공단의 2017년도 진료비는 전년도 대비 7.7%가 증가하여, 마냥 수가를 올릴 수 없는 입장이다. 공단은 ‘건보재정 지속가능성’을 고려하여 내년도 추가 재정증가분에 대해서 기준(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를 ‘재정 Band’라고 하고 있는데 이는 재정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하는 구조로 알려지고 있다. 재정위에서 내년도에 얼마만큼 추가재정을 결정할 것인가를 가이드라인 결정하고, 이 범위 내에서 수가가 결정되어 한편에서는 수가협상 무용론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지난해 수가협상에 투입된 추가재정분 규모는 8234억원로 공급자 유형별로는 △병원 3348억원 △의원 2836억원로 배분되었다, 올해에는 건보공단 이사장이 ‘문케어’의 출발시점으로 ‘적정급여’로 전환을 천명하면서 ‘의료원가+알파’을 표명하면서 의료계의 기대가 높은 편이다. 이와 함께 보험자 단체에서는 향후 원가부문에 대한 대규모 연구용역을 수행하여 보다 자세한 원가정보를 구축하고자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로 요약되는 ‘문케어’ 시행에 따른 비급여 축소에 따른 수가보상에 대한 공급단체들의 적정수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공단도 적정수가 보상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였고 3%대의 보험료 인상에 언론의 보도 등으로 추가재정금액이 전년도보다 높아질 것으로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국내 건강보험은 혼합형 보험체계(보험+비보험)로 운영되면서 급여 항목 수익은 원가미만, 비급여 항목은 원가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문케어의 보장성 강화정책이 단계적으로 확대되면 비급여부문의 감소가 예상되고 의료계는 내년도 수가에서 이 부문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민간주도형 의료공급 구조에서 의료공급자는‘ 가격’에 해당하는 수가에 대해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건강보험 수가는 의료 공급자 입장에서는 내년도 수익예측과 이에 따른 인력충원 등 병원운영과 직결된 사항이기 때문이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보장성 강화에 따른 병원운영을 위한 고민이 늘고 있다. 의료는 타 산업에 비해서 노동 집약적 산업으로 인건비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최근 정부의 최저임금의 단계적 인상 영향으로 다양한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의료기관에서는 경영 수지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문케어의 도입이 본격화 되는 시점에서 내년도 수가협상은 보험정책의 실험지(리트머스)가 될 수 있겠다. 금번 첫 협상단추가 잘 끼워지면 기존 의료체계의 비급여와 양적 성장 패러다임에서 ‘적정수가, 적정진료’ 진료체계로 진입하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겠다. 에이치앤컨설팅(H&Consulting) 이용균 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