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계는 성장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 산업성장이론에서 성숙기 시대의 특징은 ‘저성장 현상’이다. 실제로 최근 병원의 환자증가 및 수익관련 통계추이를 보면 증가세가 완연하게 ‘S-Curve현상’을 보이고 있다. 벌써 병원계에서도 수익증대 경영전략의 한계점을 인식하기 시작하고 비용절감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병원의 비용절감을 위해서 업무효율화, 진료생산성 및 진료표준화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다.
또 정부에서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서 진료비 지불방식을 성과기준으로 가감지불제를 도입하고 있다. 벌써 앞서가는 모대학병원에서는 전체 진료의 28%까지 표준 진료를 도입하고 있다. 따라서 300~500병상 규모가 되는 종합병원에서도 진료경로분석(Critical Pathway ; CP)에 관심을 가지고 도입을 시도하고 있다. 원래 경로분석기법은 산업공학에서 프로젝트 진행과 물류공급의 효율성을 관리하는 기법이었다. 이 기법이 의료계에서는 주임상경로로 소개되고 진료의 최적화를 위한 기법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의료계에서 CP기법은 1985년 미국 보스턴 메디컬센터가 이 기법을 도입하여 성공을 거둔 이후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다. 미국에서 CP기법이 의료기관과 환자들에게 진료를 향상시키고 진료비용을 절감하는 도구로 인식되면서 확대되기 시작한 것이다. 사례로서는 미국 미시건대학 부속병원에서 흉부외과, 신경외과, 신경과 입원환자의 병동관리에 주 임상경로가 적용되어 관련 비용과 재원일수를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일본에서도 1990년대 중반에 CP기법이 소개되어 표준진료 가이드라인으로 소개되어 질병관리 및 재원일수 단축의 목적으로 응용되고 있다.
이 같이 CP기법은 의료기관에서 주 임상경로 분석기법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진료시작에서 종료까지 각 단계별 진료자원(비용, 시간)의 적정 및 과소정보를 얻을 수 있어 호응을 받고 있다. 따라서 국내에서 CP기법은 핵심진료경로, 주 진료경로 등으로 소개되면서 규모와 의료기관 특성별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인 주 임상경로 구축과정에 사용되고 있다. 참고적으로 CP기법을 이용한 진료부문에서 표준 진료 지침서 작성 절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진단명과 의료행위 선정과정이다. 먼저, 개발대상이 되는 진단이나 의료행위를 선정한다. 둘째, 주 임상경로 개발팀을 구성한다. 개발팀은 임상경로와 관련된 직원들을 포함하여 구성하는데, 대부분 병원에서는 간호사를 팀 리더로 임명하는 경우가 많다. 셋째, 현행 진료진행 과정을 기록한다. 주 임상경로 작업의 대부분은 현행 진료행위를 기록하면서 시작된다. 이 과정을 통해서 기존 인지된 의료행위와 실제 의료행위 간의 차이를 찾을 수 있다. 넷째, 진료변이(variation)의 원인을 분석한다. 주 임상경로 개발팀에서 의료행위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해서 진료의 변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이상적인 경로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한다. 다섯째, 주 임상경로의 개발 및 적용한다. 주 임상경로 개발팀의 의료행위에 대한 조사결과를 근거로 주 임상경로를 개발하고 적용하는 과정을 거친다.
현재 병원계는 비용절감과 진료의 질 향상을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병원에 적합한 표준 진료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은 여러 면에서 가치가 있다. 따라서 병원규모와 유형에 맞게 대상을 선정하고 표준 진료 가이드라인을 개발, 적용하는 것은 비용절감을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겠다.
에이치앤컨설팅(H&Consulting) 이용균 부사장